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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07 18:53
공무원 불합격 수기
 글쓴이 : 소휴버후42
조회 : 4  

그냥 생각나는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글입니다.

 

며칠전 7급 공무원 필기 합격여부가 발표났다.

시험친 직후 나의 점수를 보고 이번에도 떨어졌다는걸 알고있었지만,

커트라인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내심갖고 있었는지

불합격이란 단어를 보았을때 또한번 세상이 무너진듯 눈앞이 캄캄하고 눈물이 났다.

 

2016년 8월,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면서 나는 2년 안에 합격하지 못하면

미련없이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가졌고, 지난달 8월, 2년이 되었고 나는 합격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미련을 가진 채 나의 공시 생활을 접었다.

 

2년간 나의 생활패턴은

월 화 수 금 일 - 5일은 무조건 공부시간 10시간이상 채우기 목표로

8시40분 기상

10시부터 23시까지 독서실

(10시~13시/13시~14시점심/14시~18시/18시~19시저녁/19~23시)

(밥먹는시간, 쉬는시간은 하루에 최대 3시간30분,

시험치기 석달전부터는 점심 저녁 합쳐서 1시간, 딴짓시간 1시간이 안되어

독서실에서만도 인강시간 포함 순공 10시간 채웠다)

24시~2,3시 집에서 마무리 공부

 

목요일 토요일은 늦잠자거나 약속있는 날로 공부시간 6시간

(1년 365일 다 이렇게 공부하지는 못했다)

 

2년 내내 매일매일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1년차에 어느 순간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수업 듣는데 의의를 두었다.

그리고 2017년 8월 시험의 성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점수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곧 10월 추가채용이 있었고 해보자는 마음으로 집중하였다.

그렇지만 시험이 어렵지 않은만큼 커트라인도 너무나 높았다.

 

그리고 1년동안의 나를 되돌아보았고, 공부의 의지를 불태웠다.

하루하루 나의 계획량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였고, 채웠다.

다시 돌아가서 공부하라고 해도 돌아가기 싫은 시간이다.

매순간순간 잡생각이 들때마다 난 나자신과의 싸움을 하였고,

인강과 책을 볼 때마다 나의 머리와 싸웠다.

 

분명 합격하지 못하였다는 것은 노력이 부족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의 공부 시간이 적었다고, 내 머리가 안좋다고, 내 노력이 부족하다고,

내 의지가 부족하다고, 내가 순간순간 집중하지 않은 것이라고,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공부의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 보았던 유투브 공부자극 영상에서는

내가 합격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았고 의지가 부족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시험 치르기 한 달 전부터는 그런 영상을 보면 화가 나서 보지 않았다.

 

또 공부하던 어느 날은 나 자신을 한없이 비관하였다.

학창시절, 난 전교 등수안에 들며 공부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고

남들이 부러워 하는 대학을 갔는데...

지금의 난 9급공무원도 합격하지 못하였고

독서실에서 만난 고3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목표하던 9급공무원을 합격하여 나가는 것을

마냥 부러워하며 내가 왜 그 친구보다 점수가 안좋은지, 나의 공부는 헛된 것인지,

내가 공부를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이것이 왜 이해되지 않고 외워지지도 않는 것인지...

한없이 우울하다가도

마음을 고쳐먹고 '내가 공무원 시험과는 잘 안맞는것 같다,

공무원 시험의 공부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난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시간이 좀더 걸릴 뿐이니까

지금 당장 공부하면 내가 목표하는 시험은 합격할거야' 라는 생각으로 책을 보았다.

그렇게 나의 2년이 독서실에서 지나갔다.

 

그렇지만 지금 나는 합격하지 못했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그만둔다.

그만두는 이유를 정확히 말하자면,

1년을 더 공부한다고 하여 내년에는 과연 합격할지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작년 시험을 치르고 성적을 받았을때 합격과는 거리가 지금보다 훨씬 멀었지만

이 점수라면 일년 더 공부하면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이번에 1.3점차로 떨어지면서는 자신감이 없다.

지금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하여 내년에는 합격할 것이라는 나에대한 믿음이 없다.

그래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그만두는 것이다.

 

나는 단순히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싶어서 공무원을 준비한 것이 아니다.

어떤 부서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하고자하는 목표가 뚜렷이 있었고

그것을 하기위해서는 반드시 공무원이 되어야만 했기에 공무원을 준비하게 되었다.

이 말을 쓰다보니 '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하고픈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 ' 는 말이 떠오른다.

나는 간절히 원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고,

하고픈 일이 뚜렷하지만 그 하고픈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인생목표가 사라져버렸다.

 

내 나이 28살. 주변인들이 나를 보기에 너무 많은 나이이고,

어른들은 이미 시집가서 애를 낳을 나이라 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내게 왜하필 내 딸이 이 나이까지 이러고 있냐며,

너무나도 아까운 나이, 아까운 시간, 아까운 청춘이라 하신다.

(아버지께서도 나를 인정해주시고 걱정해주시는 마음이란걸 알기에 ..........휴.....)

 

또  지난 2년간 나는 나의 목표가 있었기에 독서실에서의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는데...

타인이 바라보기에 2년의 시간은 합격하지 못하고 이렇게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니

2년의 시간을 버린 시간이라며 나이만 먹었다고도 한다.

(참...나이가 뭐길래 ㅎㅎㅎㅎㅎ 나도 한 살이라도 어려지고 싶다 ㅎㅎㅎㅎㅎ)

 

또  2년이라는 시간동안 취업하는 친구들을 사이에서의 나를 보면 돈 걱정하며

한없이 작아지는 내가 싫어서 공부를 핑계삼아 인간관계를 단절하였다.

(인간관계...종종 들려오는 결혼소식... 그리고 신부가 부른 하객이 정말 몇 없어서 좀 그렇더라 라는 뒷말...결혼식에 몇명이 오는지조차도 고민이어야하다니...하는 생각과 나중에 결혼을 하게된다면 결혼식에 부를 친구가 열명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또 뭐길래 자존감을 갉아먹는걸까...)

 

그래도, 그렇게 우울한 날을 보냈어도,

하루빨리 이 암흑의 길을 벗어나기위해 난 현실과 마주했다.

비록 지금 당장 목표를 이루지 못한 세상의 패배자일지 모르지만

내 인생의 내 세상에서는 난 패배자가 아닌 나 그 자체이기에

또 다른 목표를 찾고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2년간 잊고 살았던 대학시절 준비했던 토익, 토스, 국어능력시험 등의 스펙이 기간만료되어

나는 정말 별볼일 없는 취업준비생이 되어버려서

지금 당장은 내가 만족하는 선의 기업에 취업하지 못하지만,

지금부터 차근차근 다시 준비하는 중이다.

 

어느 날은 그냥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여

죽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너무나도 우울하다.

그런데 몇 시간뒤 생각하면 나는 한 번 뿐인 나의 인생을 포기하고싶지 않다.

얼른 자립하여 나도 부모님께 맛있는 밥과 옷도 사드리고 여행도 다니고 싶고,

친구에게 얻어먹고다닌 것을 갚고 싶다.

 

지금 당장은 막막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최소한의 스펙이라는 것,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도 갖고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곧 나는 현실에 맞는 또다른 목표인 취업하고자 하는 기업을 설정하고

그 곳에 취업하고자 구체적인 공부를 하고 있겠지.

(정말 다행인 것은 나는 낙천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우린 절대 노력하지 않은 것이 아니잖아요.

누구보다도 힘든 길을 걸어왔고 걸어가는 중이예요.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오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시험에 합격한 사람과 합격하지 못한 나의 차이점은 준비되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예요.

나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고 스스로는 생각해요.

시험치기 몇달전으로 돌아가기 싫을 정도예요.

다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이들은 공무원 시험이 인생의 기회였고

합격하지 못한 나는 공무원 시험이 내 인생의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 인생의 기회는 아직 오지 않았고 나는 그 기회를 찾으러 다시 또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매일매일 힘내느라 지칠때도 있고,

힘내라는 누군가의 말에 난 대체 얼마나 더 힘을 내야하는지 의문을 가질때도 있지만

그래도 내 스스로 힘내서 살지 않으면 안되니까...

다시 한 번 더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든, 저처럼 다른 길을 찾든 한 번 해봅시다!!!

너무 인생이 술술 풀리면 내가 얻은 것에 대한 가치도

그 값어치가 얼마나 큰지 모르고 소중히 하지 않을 수 도 있잖아요.

 

나는 공무원 공부를 통해 대한민국이 어떤 기반을 가지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 전에는 뉴스 말하는 헌법, 건물철거, 선거 등등의 이야기를 듣고

아~ 저런게 있구나, 저렇구나~~, 요즘 우리나라는 저게 이슈구나~~ 하고 넘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것 때문에 이것이 이슈화되었는지,

나아가 그것에 대한 나의 입장도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년간의 공부로 똑똑한 국민이 되었어요 ㅋㅋㅋㅋㅋ)

 

공무원 시험에 재도전하시는 분들은 꼭 합격하시길 바라고

저처럼 다른것을 준비하게 되신 분들도 하시는 길 잘되시길 바랍니다.

 

정말 생각나는 대로 쓴 기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